갑자기 예전 일이 떠올랐다.
첫 회사에 입사를 하고 나서 배정받은 부서에는, 나뿐 아니라 친한 동기가 함께였다.
당시의 부서는 약간 소그룹으로, 부서를 이끄는 매니저 아래에 신규 인원인 나와 동기를 포함하여 총 7명이었다. 매니저 또한 10년차가 안되는 젊은 축에 속하는 사람이었으며, 아래의 글에서 나오는 두번째 일화의 과장님이다.
근태 관리
한국에서 근무할 때 임직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아마 '근태' 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에는 많은 회사에서 유연하게 근무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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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가 젊다 보니 그 아래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모두 젊었고, 마침 우리의 팀은 신규 프로젝트 중 특정 공정을 담당하는 팀이었다.프로젝트 경험이 모두 없다 보니 다들 아는 것이 별로 없었고, 정말 좌충우돌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나와 내 동기는 첫 부서가 여기다보니 어려움이 더 클 수 밖에... 다행이었던 점은 함께 근무하는 선배 사원들이 모두 친절한 분들이었기 때문에 나와 동기는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진심 어린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 또한 주니어 레벨이었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결국 그렇게 되면 과장님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게 된다.
"과장님, 혹시 잠깐 시간 되십니까?"
"무슨 일인가요?"
"아,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여쭤보려고 하는데... (조심스레 말한다)"
"그런 건 선배 사원에게 물어보세요. 그리고 이런 건 과장한테 물어보는게 아닙니데이"
선배 사원도 잘 모르니 가져온건데, 본인한테 물어보는게 아니라니...
당시 과장님은 본인에게 질문할 때마다 저런 식으로 대답했기 때문에, 부서 내에서 질문하는 분위기가 전혀 조성이 되지 않았다. 혼자 끙끙 앓다가 결국 다른 부서의 과장, 차장 또는 부장에게 물어보기도 하였고, 운 좋게도 여럿 분들이 나의 이런 모습을 좋게 봐주셨다. 어린 엔지니어가 여기저기 열심히 알아보면서 업무를 잘 한다고, 어떤 차장님께서 당시 우리 부장님께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다.
다만, 한 번은 이런 경우도 보았다. 내 옆 팀에는 또 다른 동기가 배정되어 일하고 있었다. 그 동기는 나와 비슷하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잘 질문하는 형이었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은 너무 쉽게(?) 질문한다는 점이었다. 가끔 우리 팀과 협업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xx야, 이건 뭐야? 저건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하는 식으로 질문을 하는데, 이런 부분은 사실 본인이 조금만 신경쓰면 쉽게 알 수 있는 것들이었다. 오늘날의 언어로 표현하면 핑거 프린스라고 할 수 있었다. 한번은 그 팀도 포함해서 회식을 한 적이 있었는데, 중간에 그 형이 또 별 것 아닌 질문을 하자 다른 대리님이 "그런 건 네이버에 그냥 검색해 봐" 하며 핀잔을 주시기도 하였다.
그러다 어느 날, 그 대리님과 동기 형이 부딪친 사건이 있었다.
참고로 그 대리님은 당시에 그 팀을 멱살잡고 끌던 대단한 분이셨다.
동기형: 대리님, A는 지금 xxx한 거 맞죠?
대리님: 그건 너가 직접 확인해봐
동기형: (5분 정도 일하다가) 아니, 대리님이 잘 아시니까 물어봤죠. 대리님께서 알려주시면 금방 되는 일인데,
대리님: 당연히 내가 너보다 잘 알고 내가 하면 금방하지. 그래서 내가 너 것까지 해줘야 돼?
그 때의 사무실 분위기는 정말 차가웠다... 그 이후로 둘의 사이는 그렇게 가깝게 유지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 둘 다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기에 안타까운 사건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질문하는 습관은 좋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하면서 타인과 가까워지기도 하고, 또 서로 지식이 공유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질문자의 좋은 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스스로 조금만 노력해도 알 수 있는 부분, 특히나 최근에는 AI의 발달로 더더욱 쉽게 가능한 부분들인데, 본인이 편하고자 남에게 질문하는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 있다. 나 또한 일하면서 그런 질문들을 받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공유폴더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파일을 물어보는 사람, 수식이 기입된 셀을 읽기만 하면 되는데 엑셀이 문제 있다고 오는 사람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하방이 탄탄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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