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근무할 때 임직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아마 '근태' 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에는 많은 회사에서 유연하게 근무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또는 장려하기도 하지만, 내가 처음 근무했던 회사는 상당히 근태에 진심인 회사였다. 그에 반하면 아람코는 상당히 널널한 편.
종종 팀원들이랑 함께 있는 왓츠앱에서 "I'm running late" 이라고 연락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유는 보통 늦잠, 차가 막혀서, 아니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줘야 하기 때문에 등등. 반대로 출근했다가 일찍 집에 가는 경우도 왕왕 있다. 병원에 가거나 아이의 학교 행사 등을 챙기기 위해서..
한국에서도 한두번은 봐줄 수 있겠지만 일주일에 한번 또는 한달에 몇번씩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아니면 반차 등을 써야 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근태 관련해서 생각나는 두 가지 일화가 있다.
1. 친한 선배의 지각
오래 일을 같이 한 친한 선배가 있다. 똑똑하고 일도 잘 하는데, 한 가지 단점은 종종 늦잠을 잔다는 것. 그렇다고 한달에 한번씩 늦는 정도도 아니고 분기에 한 번 정도? 하지만 팀장은 근태를 매우 신경쓰는 사람이었다. 한번 늦었을때 팀 회의에서 팀원들 전체에게 근태가 중요하는 이야기를 했고, 두번째에는 그 선배의 지각을 이해할 수 없다는 어조로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그 선배는 잠이 많은 스타일이라 결국 한번 더 지각을 하고 만다. 출근시간이 됐음에도 오지 않아서 전화를 했는데, 늦잠을 잔 것.. ㅠ
선배가 오자마자 팀장은 선배를 따로 불렀고, 그 뒤 침울한 선배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팀장님이 뭐래요?" 라고 우리가 슬쩍 묻자, "시말서 써 오래요. .. " 하였다. 지각 세번에 시말서를 쓰게 된 선배였다.
2.엔지니어의 평균 퇴근시간은?
신입사원일 때의 일이다. 당시 부서에는 나와, 입사동기인 친구가 함께 들어왔고, 그 외에는 4명의 선배들이 있었다. 당시 선배들은 나와 내 동기에게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퇴근하도록 독려해주는 친절한 분들이었다. 참고로 그 중 한명이 위의 늦잠꾸러기 선배. 그렇게 약 2주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아침 회의에서 과장이 아래와 같이 물었다.
"우리 회사의 엔지니어 평균 퇴근시간이 몇시이지요?"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잠자코 있었다. 나와 내 동기에게 하는 말임을 알 수 있었기 때문...
"보통 엔지니어들은 7시반쯤에 퇴근하지 않나요?
나 때는 신입사원때부터 그 쯤 퇴근했었고...
그리고 일이 없더라도 선배 사원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으면 옆에서 응원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요?"
그날이 바로 동기와 내가 최소 7시반부터 퇴근하기 시작한 날이었고, 이후로는 금요일이 아니면 정시퇴근은 상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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