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이슬람력 기준으로 라마단 기간이다. 라마단은 이슬람에서 중요한 명절(?)같은 느낌으로, 이 기간에는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금식하는 것이 원칙이다. 팀원의 설명에 따르면, 여기서의 금식은 목으로 무언가가 넘어가는 것을 말하며, 담배나 가글 행위도 안된다고 하였다. ㅎㄷㄷ..
이슬람력 또한 음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라마단 또한 계속해서 바뀌게 된다. 그나마 올해의 라마단은 날씨도 선선하고 좋을때 진행되기 때문에 좀 낫겠으나, 여전히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상당히 고된 시간인 것은 분명하다. 회사에서는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 라마단 기간의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적힌 안내문을 나눠주게 된다. 올해 라마단의 경우 대략 오전 4시 초반~후반 내로 해가 뜨고, 오후 5시 후반이 되어서야 해가 지는 걸로 안내되어 있었다. 즉, 12시간 이상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마시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라마단 기간에는 아람코의 근무 시간이 아래와 같이 조정된다. 즉, 아침에는 2시간 늦게 오고 오후에 1시간 정도 일찍 집에 가는 구조다. 다만, 이는 무슬림에게만 적용되는 근무 시간으로, 나와 같은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은 평상시와 동일하게 출퇴근을 하면 된다.
평상시 | 라마단 기간 (무슬림에게만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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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ur | 07:00 ~ 16:00 | 09:00 ~ 15:00 |
우리 사무실에는 대부분 무슬림이기 때문에 나를 비롯한 한두명만 아침 7시에 온다. 이 기간의 좋은 점은 몇 가지가 있는편인데, 회사에 오면 주차장이 매우 널널해서 내가 원하는 자리에 마음껏 주차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평상시에도 일찍 오는 편이라 일하는 건물에서 가까운 곳에 주차하는 편이지만, 라마단 때는 정말 임원 주차 위치 바로 옆에 할 수 있을 정도라서, 고작 몇 m 정도기는 하지만 조금 더 가까운 곳에 주차할 수 있다는 사실이 소소한 행복으로 다가온다.
또 다른 점은 사무실이 조용하고 사람이 몇 없다 보니, 오전에 일을 몰입해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평상시에는 회의와 스몰 톡으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으로 쓰이다 보니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다만, 이 기간에 불편한 점도 상당히 많다. 먼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식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무언가를 먹거나 마시기가 어렵다. 나는 비록 무슬림은 아니나, 주변의 무슬림 인원들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그들 앞에서 먹거나 마시는 것은 지양하는 편이다. 따라서 탕비실에 가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는 것이 조금 귀찮을 때가 있다.
또한, 짧아진 업무 시간으로 인해 일이 원하는 대로 잘 진행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나의 경우 작년 이 맘때쯤 가족 비자 등의 업무를 처리 했어야 했는데, 당시에 상당히 일이 더디게 처리되었던 기억이 있다. 심지어 주변 사람들조차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에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좋을 거라는 조언을 많이 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어찌 되었든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낯선 문화이고, 일정 기간 동안 근무 시간이 변경되어 적용된다는 점은 참 신기한 부분이다. 라마단 기간에는 이런 부분 외에도 다양한 프로모션들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쇼핑을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 차량의 경우에는 라마단 기간 또는 라마단이 끝난 뒤에 오는 휴가철에 추가 혜택들이 많이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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