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우디

사우디 아람코 근무 후기 (1년)

by 로지컬엔지니어 2025. 3. 9.
반응형

어느덧 사우디 아람코에서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는 것이었다.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년이 되었다는게 참 놀랍고,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이렇게 시간이 훅 지나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https://jjinysdiary.tistory.com/34

 

사우디 아람코 근무 후기 (6개월)

사우디 아라비아에 와서 아람코 근무한지도 반년이 넘어간다.한국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커리어를 유지하다가 타국에서 새로운 삶을 선택하게된 만큼, 혹시라도 비슷한 고민을 하게될 분들이나

jjinysdiary.tistory.com

 

지난번과 같이 업무와 생활 측면에서 현재 느끼는 바를 서술하고자 한다. 시간이 지나며 과거의 글들을 스스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고, 생각보다 아람코 지원이나 생활 관련하여 종종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 분들에게도 간접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

  • 업무는 대부분 익숙하지 않은 업무이나, 한국인 특유의 신속한 처리 능력 및 꼼꼼한 성격 덕분에 운 좋게도 평가를 잘 받는 편인 것 같다. 다만, 나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몸에 밴 철저한 근태 관리 + 야근이 디폴트다 보니,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업무 로드가 조금 더 걸리고 있다. 해고의 바람이 분다면 상당히 안전한 포지션에 위치할 것임에는 틀림 없겠으나, 현재와 같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는 가끔 나홀로 일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바빴을 때 대비 업무 로드는 낮은 편이다.) 
  • 이 부분은 업무 관련 내용이지만, 정확하게 업무에 대한 사항은 아니다. 팀 내에는 사우디 직원과 Expat 직원, 두 그룹만 있는 것이 아니고, Expat 안에도 사우디 아람코 직원, 그리고 SMP (Supplementary Manpower) 그룹이 존재한다. 두번째는 쉽게 말하면 인력 고용업체를 통해 고용된 직원으로, 사우디 아람코의 정직원이 아닌 계약직 형태이다. 다만, 우리 나라와 같이 1~2년 뒤에 끝나는 개념이 아닌, 매년 재연장을 하며 일을 하는, 실질적으로 같은 팀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SMP 직원들의 경우에는 아람코 직원과 다른 규정이 적용되므로, 종종 아람코 관련 복지를 얘기할 때 보이지 않는 불편함이 있다. 가령 보너스를 얘기할 때, SMP 직원의 경우 보너스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앞에서 보너스 얘기를 하기가 민망할 수 있다. 따라서, 한 팀이지만 뭔가 완벽하게 같은 팀은 아니라는 느낌을 종종 받을 때가 있고, 팀 내에서 얘기를 할 때 조심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이 부분의 연장선일수도 있는데, 그러다 보니 SMP 직원들의 경우에는 일부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특히, 이전에 아람코에서 일을 해 보았던 직원들에게 이러한 경향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은데, 어차피 정직원도 아니고 Layoff 등의 Issue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보니, 책임감이나 열정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보인다. (당연히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간혹 정직원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이를 목표로 열심히 하는 직원들도 있다. 
  • 팀 내에서의 업무 공유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은 다른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약간 회사 문화인 듯하다. 이 곳에서는 보통 업무에 관련된 인원만 수신/참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갑자기 해당 업무에 Involve되면 배경이 없는 관계로 '오잉?'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나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일할 때, 비록 업무 지시를 받지 않더라도 통상 팀원들을 모두 참조에 넣는 분위기의 부서에만 있었기 때문에 적응이 조금 어려웠다. 

 

생활

  • 이번에 1년을 생활하며 느낀 것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의 삶은 여름만 제외하고는 대부분 참 살기 좋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여름에는 30도 내외, 겨울에는 영하 10도 내외의 온도로, 연교차가 거의 50도 가까이 날 수 있는데 반해,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우 여름 40도 내외, 겨울에는 10도 내외로, 연교차 측면에서는 훨씬 낫다. 따라서, 10월 중순 이후로는 날씨가 계속 좋아서, 약 5개월 이상은 지내기 최적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아이의 학교 방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 때 아이가 직접 Leading하며, 본인이 수업에서 배운 것들을 부모님께 설명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 사전에 미리 시간을 잡고, 약 1시간 반 정도 되는 시간 안에 3~4명의 아이들이 교실에서 각자의 부모님에게 본인의 학습 결과물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설명해 주는 것이었는데, 상당히 좋은 경험이었다. 아이들의 리더쉽 함양 측면에서도 좋아 보였고, 주도적인 자세를 기를 수 있다는 점이 우리 나라의 교육과 상당히 달라 보였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으나, '리더'를 만든다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분명히 이점이 많은 교육 스타일이었다. 
  • 아직 적응이 어려운 것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운전인데, 다행히 아직까지 사고는 발생한 적이 없었다. 이 곳의 운전은 상당히 험하기 때문에, 늘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특히 출퇴근 길 또는 저녁에 운전할 때에는 정말 많은 신경이 쓰이는 편이다. 

 

다음부터는 1년마다 근무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