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26년의 라마단이 끝났다. 어제를 시작으로, 오늘부터 24일까지 Eid Al-Fitr(이드 알 피트르)라고 불리는 긴 연휴가 시작된다.
사우디에도 크게 두 개의 연휴가 있는데, 하나는 라마단이 끝나고 시작되는 이드 연휴가 있고, 두 번째는 메카로 성지 순례를 가는 하지 연휴 (Eid Al-Adha, 이드 알 아드하)가 있다.
라마단이 끝나는 시점에 이드 연휴가 시작되는데, 라마단 시작과 마찬가지로 달의 움직임을 보고 정해지는 거라, 정확한 공표는 거의 당일이 되어서야 알 수 있다. 이 연휴의 의미?라고 한다면 라마단 기간 동안 금식을 잘 마친 것을 축하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금식이 끝났기 때문에 가족 및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맛있는 음식들을 잔뜩 먹는 건데, 사실 라마단 기간에도 해가 지면 다들 맛있는 음식들을 지인과 먹는 것은 비슷했기 때문에 보통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요즘의 이란 - 이스라엘/미국 전쟁 때문에 항공편이 대부분 취소되었다는 사실...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기간에 여행을 계획했었으나 대부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연휴 시작이라 그런지, 사실 며칠 전부터 이미 몇몇 사람들은 휴가를 떠나서 사무실이 빈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안타까운 점은 내가 속해 있는 팀의 대부분 인원이 일찍부터 휴가를 떠났기에 일이 몰렸다는 것 ㅠㅠ
오전부터 다들 릴랙스한 분위기로 업무를 하다가 동료와 함께 점심을 먹고 왔는데, 갑자기 매니저 한 명이 1시가 되기 전 팀원들에게 말했다.
"다들 퇴근해도 괜찮아~ 연휴 재밌게 보내고 다음주에 보자고"
모두들 기다렸듯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주변 동료들에게 이드 연휴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살짝 우리 나라로 치면 '연휴 잘 보내세요 ^^' 하는 느낌으로, "Eid Mubarak (평온한 연휴 보내)!" 하면서 서로서로 악수를 하고 나갔다. 그들이 부러워보이기 시작했다.

하필 오늘따라 일이 많이 몰렸다. 업무 특성 상 해외와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휴 전에 처리해야하는 일들이 있었고, 해외 인원과 미팅도 있었다. 그나마 팀원 몇몇이 함께 참석하는 미팅이라 외롭지 않았다. 하지만 안타까웠던 것은, 꼭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원래 한 시간짜리 미팅이었는데 시작부터 특정 주제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사실. 같이 참석하고 있던 동료 S가 왓츠앱 메세지를 보냈다. "Are you sure this meeting is one hour meeting!??"
다행히 해당 주제 이후로는 비교적 빠르게 넘어가서 미팅은 약 4시 반쯤 끝날 수 있었다. 미팅이 끝난 후 함께 참석했던 팀원 두 명이 떠난 사무실에는 나 혼자 남게 되었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친한 친구에게 연휴 전날인데 사무실에 나만 남아 있다고 툴툴거리자, 조금 있다 답이 왔다. "나도 아직 남아 있어 ^^" 매니지먼트 보고가 있어서 자료를 만드느라 한국 시간으로 약 10시가 넘어서까지 사무실에 남아 있던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들으니 뭔가 기분이 좀 좋아졌다.
최대한 빠르게 일을 마치자 어느덧 약 6시. 혼자였지만, 한국에 있는 친한 친구와의 대화를 생각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주말에 조금 일을 해야 할수도 있겠지만 오랜만의 긴 연휴를 최대한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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