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서의 출산 이후의 삶은 생각보다 빡셌다.
병원 자체는 시설도 좋고, 한국이었다면 특실 급의 아주 넓은 공간의 1인실에서 가족과 함께 편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조리원도 없고 도우미도 없는 삶이 출산 이틀 후부터 시작된다는 엄청난 페널티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집이 편하긴 하나, 아직 몸도 성하지 않은 산모 입장에서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집안일을 하기는 쉽지 않다. 회사에서 출산으로 주는 휴가도 고작 3일뿐... 요즘의 한국과 비교하면 매우 열악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개인 휴가를 많이 사용하면서 아내와 아이를 케어하려고 계획했다.
아이를 낳고 병원에서 퇴원한 날, 오후에 한 아주머니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잠깐 집앞에 들러서 식사 거리를 주신다는 메시지였다. 어느 정도 친분은 있으나 이렇게 음식까지 해주실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연락을 주시다니...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심지어 주신 음식들이 정말 엄청난 퀄리티였다 ㅎㄷㄷ 원래 음식점을 하셨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음식들이 맛있었다. (분명 한국에서는 사무직 종사자였던걸로 알고있다)

또 다른 아주머니께서도 주말에 연락을 주시면서 다양한 음식들을 제공해 주셨다. 빨리 들어가서 아기를 케어하라며, 정말 다들 음식만 주시고 종종걸음으로 돌아가셨다...

다른 분께서는 마침 한국에서 들어오시는 김에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과자와 음식을 함께 주고 가셨다 ㅠㅠ 감동의 쓰나미들이었다. 심지어 위에서 음식을 주신 분들은 한번이 아니라 몇번이나 새로운 음식을 주셔서, 받을 때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 외에도 아기 용품이나 아기 옷을 선물로 주시는 분들도 여럿 계셨다. 우리 모두 예상치도 못하게 이렇게 많은 베품을 받게 되니 감사한 마음이 참 많이 들었고, 오히려 한국이었다면 경험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팀원 한명은 아기 옷과 함께 시가를 선물로 주었다. 과연 내가 이걸 피울 날이 올까?

출산과 함께 한국분들의 따뜻한 정을 매일매일 느끼게 되어 가족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역만리에서 다른 한국인이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연스럽게 나온 따뜻한 행동이 아니었을까 싶다. 내가 만약 반대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상상했을 때 정말 쉽지 않은 행동이었을텐데, 감사한 마음이 참 많이 든다.
마치 응답하라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과거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한국인의 따뜻한 정이 사우디에서 피어나는 모습이었다.
그나저나 아람코 캠프에 계시는 아주머니들의 음식 솜씨들이 다들 장난이 아니신데, 다들 사우디에서 요리 실력을 엄청나게 갈고 닦으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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