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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람코 근무 후기 (6개월)

로지컬엔지니어 2024. 10. 2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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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에 와서 아람코 근무한지도 반년이 넘어간다.

한국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커리어를 유지하다가 타국에서 새로운 삶을 선택하게된 만큼, 혹시라도 비슷한 고민을 하게될 분들이나 미래의 나를 위한 기록용으로 작성한다. 

 

사우디 아람코 근무 후기에는 아람코 근무뿐이 아닌 여기서의 전반적인 삶에 대한 서술로 보면 될 것 같다. 

사우디 아람코 근무 후기에는, 크게 업무에 대한 부분과 생활에 대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1. 업무
    • 현재 하고 있는 업무는 과거에 해왔던 업무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여기서 느낀 것은, 어떤 분들의 경우 본인들이 해 왔던 일들을 계속해서 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르다. (여기서의 사례는 모두 한국인분들임) 따라서, 특정 업무에 강점이 있고, 그 업무 스킬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싶은 분들의 경우에는 Fit이 맞는 Job에 지원을 하는 것이 좋고, 만약 본인 생각과 다르게 팀이 배치되었을 경우에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는 Job 자체의 Description이 조금 Broad한 편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는데, 현재 하는 일은 내가 Resume에 적었던 내용 및 인터뷰에서 논의했던 내용과는 조금 벗어난 업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도 조금 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업무 그리고 조금 더 Management 성격의 일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 한국에서 커리어를 쌓다보면 Specilist 와 Manager 사이의 기로에 설 수 밖에 없고, 특히 한국 대기업에서는  연차가 쌓이면 결국 Manager로 갈 수 밖에 없다. 성향이나 업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상 Manager가 되면 아무래도 그 전과는 다른 어려움들에 직면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e.g. 정치나 사람 관리 등) 여기서는 Expat이라는 위치 상 Manager 직급까지는 가기가 어렵고, 퇴직할 때까지 실무만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Specilist로의 커리어 패스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향을 좀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 워라밸의 경우 팀마다 다르지만, 나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타이트한 느낌이 강하다. 정규 근무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나, 오후 4시에 퇴근한 경우는 거의 없는 편이고 통상 4시 30분 전후로 퇴근하는 편이다. 사실 한국에서도 칼퇴는 거의 해본 적이 없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 큰 불만은 없지만, 일부 Expat들이 근태 시간을 잘 못 맞추거나 (e.g. 10~20분씩 늦으면서 4시에 바로 가는 것) 누가 봐도 내가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을 느낄 때는 조금 짱날 때는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 조차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저런 애들이 있으니 하방이 탄탄해서 나는 적어도 늦게 잘리겠구나 ㅋㅋ)
    • 업무 보고는 PPT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파워포인트 고수가 좀 더 부각되기 쉽다. 나의 경우 여기서의 몇 달이 한국에서의 전체 커리어보다 파워포인트를 더 많이 사용한 시간이었다. 파워포인트 유튜브도 종종 찾아보는 중이다. 
    • 영어는 제일 발목을 잡는 항목이다. 한국에서는 주변 사람들 중 영어를 잘 하는 편이었다. (대학생 때부터 토익은 늘 900을 넘었다 ㅋㅋ) 하지만 현재 부서 (약 20명이 넘음)에서 나는 영어를 제일 못 한다. 내 생각에 나와 그 다음 영어 잘하는 사람과의 격차도 꽤 큰 것 같다. 문법같은 부분에서는 내 실력이 괜찮은데, Communication에서는 말하기도 버벅대고 듣기도 버벅대다보니 스스로에게 아쉬울 때가 많다. 역시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에는 문제가 참 많다.
  2. 생활
    • 아람코 생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가족들의 생활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다. 우선 한국 대비 훨씬 넓은 집에서 늘 시원하게 지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또한 아이도 학교를 정말 재밌다고 느끼고, 한국만큼 경쟁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다보니 체육 등에 시간을 쓰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배우자는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배우자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데에 큰 가치를 두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다. (나와 아이가 점심마다 집에서 밥을 먹는데, 매 끼니를 챙겨주는 것조차 좋아한다.)
    • 사우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친절하고 사우디 내의 치안 또한 안전한 편이다. 특히, 캠프 안에 살고 있다보니 안전에 대한 부분은 정말 한국에서보다 더 낫다고 느끼고 있다. 다만, 운전은 늘 조심해야 한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운전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직접 느껴봐야 이해할 수 있다. 부산? 사우디 아라비아에 오면 양반들이 운전하는 젠틀 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 다만, 한국 (특히 서울같은 대도시)에 비하면 할 것이 딱히 없다. 리야드같은 곳이면 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아무래도 아이들을 위한 박물관이라든가 문화 시설이 부족하다. 따라서 보통 가족들과 함께 밖을 나간다면 대형 쇼핑몰에 가서 구경을 한다든가 같이 장보는데 시간을 많이 쓰는 식으로 지내고 있다. 슬슬 날씨가 좋아지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려고 한다. 

 

현재까지는 아람코 생활에 만족 중이고, 더군다나 날씨가 좋아지는 중이라 바깥을 나갈 때마다 기분이 좋다.

최근에 아람코에서 대규모 Layoff가 있었고, 지인 중에도 포함된 분이 계셔서 심적으로 조금 힘들었는데 앞으로 열심히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있었더라도 열심히 생활했을테니 앞으로도 힘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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